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실질적인 내부고발자 보호 장치 필요하다

한 지방경찰청 상담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하던 김모씨가 최근 내부고발을 한 지 한달 만에 해고됐다고 한다. 함께 근무하는 여경이 수시로 TV를 보는 등 일을 태만히 하고 상담사들에게 폭언하는 것을 보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는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상급자는 김씨의 고발행위를 비꼬았고, 다른 간부는 밤늦게 전화해 괴롭히기까지 했다. 내부고발자에게 가해지는 불이익과 폭력의 전형이다. 국세청장의 권력 남용을 비판한 김동일 나주세무서 계장과 “4대강 사업이 대운하”라고 폭로한 김이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등 그제 참여연대로부터 ‘제1회 의인상’을 받은 사람들이 모두 비슷한 불이익을 받았다. 

특정 집단 내부에서 저질러지는 부정부패와 비리를 밖에 알림으로써 공공의 안전과 권익을 지키는 내부고발자의 사회적 기여는 지대하다. 이들의 고발이 없으면 은밀하게 이뤄지는 내부 비리를 밝혀낼 도리가 없다. 1990년 이문옥 전 감사관과 윤석양 이병의 고발이 없었으면 재벌의 부도덕한 재산증식과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이 어떻게 알려졌을까. 1992년 군부재자 투표 비리를 폭로한 이지문 중위의 용기와 희생이 없었으면 그렇게 일찍 장병들의 투표권 행사가 보장되지 못했을 것이다. 

2002년 부패방지법 도입으로 우리나라도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 하지만 김씨 등의 사례에서 보듯 이 법은 공익제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다. 2005년 한국행정연구원이 공직사회 내 부패행위를 신고한 공직자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43.3%가 신고한 것을 후회한다고 답했다. ‘신고 후 징계와 인사조치 등 유·무형의 보복을 받았다’는 응답도 66.7%였는데, 이 같은 상황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공익제보자를 배신자로 몰아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사회적 분위기도 문제다. 공직사회나 기업은 내부고발이 나오면 비리를 확인하는 일보다 제보자 색출에 먼저 나선다. 고발 동기를 개인적 불만이나 영웅심리로 몰아 취지를 희석시키는 일도 다반사다. 지난 2월 정부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처리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제출한 사기업 내 공정거래 위반행위 신고자 보호 및 포상금 지급 법안도 잠자고 있다. 공익제보자에 대한 유·무형의 탄압을 막아 내부고발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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