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8일 오후 의사당을 전쟁판으로 만들어가며 309조567억원 규모의 새해 정부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7일 밤부터 1박2일에 걸쳐 곳곳에서 소속 의원과 보좌진을 총동원해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여당 의원은 야당측이 던진 의사봉에 머리를 맞았고, 야당 의원은 여당 의원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맞아 피가 터졌다.
'4대강 예산 졸속 처리 저지'를 내세워 막무가내로 국회의 발목을 잡은 야당도 문제지만 여당의 강행 처리에도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여당은 '정기국회 회기내 예산 처리'를 명분으로 삼았다. UAE 파병동의안 같은 10여건의 쟁점 안건까지 처리했다. 연평도 전력보강 비용까지 들어 있고 경제상황도 유동적인 만큼 예산안 처리를 마냥 미룰 순 없는 일이다. 그렇다 해도 지금 대한민국은 연평도 사태라는 국가적 안보 위기의 한복판에 있다. 누구보다 여당은 야당과의 초당적(超黨的) 난국 극복 체제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일주일, 아니 하루라도 더 기다려 예산을 처리하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는 없었던 걸까. 여당은 올해 예산도 지난해 12월 31일에야 통과시켰었다.
여야는 이번 폭력사태를 통해 목적이 수단을 합리화할 수 없다는 '절차의 정당성' 원칙을 다시 걷어찼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등을 놓고 벌어졌던 여야 격돌 때의 주·조연들 가운데 다수가 이번 난투극에도 앞장섰다. 국민이 과거 그들의 폭력을 표로 심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의사당에서 주먹을 휘두르고 의자를 내던지고 자기네끼리 멱살다짐을 한 의원들의 얼굴과 이름을 똑똑히 기억해뒀다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표로 응징해야 한다. 그러려면 국회의장은 폭행 의원들의 실태를 조사해 그들의 이름과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動映像)을 1년 내내 인터넷에 게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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