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난장판 속 예산통과 국회는 부끄럽지 않나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폭력 사태'를 연출하던 국회가 결국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 등 일부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변칙적으로 예산안을 처리했다. 정기국회 회기 마감일인 9일 전에 예산안을 처리하자는 한나라당에 맞서 정기국회 후 임시국회를 소집해 예산안을 연말까지 다루자고 주장했던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석 166명, 찬성 165명, 반대 1명의 표결로 예산안이 처리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모처럼 여야 의원들이 함께 예산안을 처리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해마다 여당 단독으로 예산안을 밀어붙이는 고질적인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는 도대체 국민 앞에 부끄럽지도 않은가. 난장판 속에서 예산안을 처리해 대한민국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국격을 땅에 떨어뜨리는 자들이 과연 국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가. 나라의 한 해 살림에 쓰이는 예산은 그 재원이 국민의 피땀 어린 세금이다. 이를 한 푼이라도 아껴쓰기 위해서는 여야가 함께 철저하게 따지고 검토해야 하며 그것이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하지만 이미 헌법이 정한 시한을 훌쩍 넘긴 국회는 위헌 사실을 아랑곳하지 않고 싸움질만 하다가 결국 졸속으로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말았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총선이 끝나고 새로운 국회가 출범할 때마다 국회의원들은 몸싸움을 하지 않고 여야가 대화를 통해 국가 현안을 처리하겠다고 다짐했다. 18대 국회 출범 때도 그랬다. 하지만 이게 공염불이었음이 또다시 드러난 것이다.
국회의원들에게 과연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사사건건 대결 국면을 펼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당리당략과 표 때문에 억지를 부린다면 이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지금까지 법정 시한 내에 예산안을 처리해 본 적이 얼마나 있는가. 막판까지 몸싸움을 벌이다 허겁지겁 예산안을 처리하다 보면 졸속처리가 될 게 뻔하다. 이번에도 309조5518억원의 정부 예산안 중 2조5718억원이 감액되고, 2조767억원이 증액돼 예산은 결국 4951억원밖에 삭감하지 못했다.
국회가 더 이상 파행을 지속해선 안 된다. 무조건 반대하고 보자는 야당도 문제지만 대화와 타협을 무시한 채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여당도 문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대오각성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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